가족관계
<aside> 💚 (외) 할아버지(故人), 할머니(故人) 외할아버지는 지역에서 꽤 이름을 날리던 역술인이자 한의학에 정통한 분이었다. 엄격하고 깐깐한 성정으로, 어린 손자를 앉혀두고 천자문과 명리학, 그리고 본초강목을 가르쳤다.
할아버지는 지병으로 늘 골골대셨기에, 의진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매일 약탕기 앞에 앉아 부채질을 해야 했다. 약재가 끓으며 내뿜는 쌉싸름한 냄새는 지긋지긋한 바다 비린내를 덮어주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때 배운 맥 짚는 법, 약재의 배합, 그리고 사람의 운명을 읽는 법은 훗날 그가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아닌 '사람을 다루는 기술자'가 되는 기반이 되었다. (반면, 할머니는 병풍처럼 조용한 분이었다. 상냥했지만 깊은 정을 주지 않는, 마치 타인 같은 거리감이 느껴지는 수동적인 관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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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외) 삼촌(실종) 전쟁 유공자. 전쟁 중에 한쪽 다리를 잃은 절름발인 신세. 이후 섬에 돌아와서, 그물 망을 만들며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다독왕이었으며, 어린 의진에게 시 짓는 법, 자미두수 명반을 읽는 법 등을 가르쳐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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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외) 이모(미혼모, 장의사, 가끔 연락) 자식을 버리고 육지로 도망간 어머니와 얼굴이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 그녀는 죽은 자를 닦고 입히는 장의사(葬儀師)였다. 그녀는 감정이 없고 차가운 사람이었다. 조카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저 일손이 필요해서, 혹은 자신이 아는 것을 데이터 전송하듯 알려주었다. 의진은 이모의 영안실에서 혈자리를 배웠다. 산 사람의 혈(穴)이 아니라, 죽은 사람의 굳어가는 근육과 관절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어떤 화학 약품(포르말린 등)이 살을 썩지 않게 하는지, 혹은 흔적 없이 녹이는지─.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가족 중에서 이모를 가장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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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한의룡(사촌, 이모의 아들) 어느 날, 육지에서 이모가 데려온 이모의 아들. 본인 생일도 모르는 주제에, 맨날 자신이 <형>이라고 주장하는 모지리. 어렸을 때는 이모의 편애를 두고 다퉜고, 이후엔 지역 유명 명리학자였던 할아버지의 수제자 자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유전학적으로 일란성 쌍둥이인 이모의 아들이라, 사촌보다는 가깝고, 형제보다 먼 사이.(유전적으로 이복형제에 가깝다) 할아버지/할머니 합동 장례 이후, 각자도생이라 별로 마주치지 않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 안 맞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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