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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로 위장한 한국의 조직폭력배. 1974년 울산에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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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토박이들에게 '한평제약'은 단순한 회사가 아니다.
겉으로는 번듯한 대기업, 지역 경제를 살리는 효자 기업이라 칭송받지만, 그건 외지인이나 하는 소리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에 뿌리 박고 살아온 노인들은 안다. 저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를 때마다 동네 개가 사라지고, 사람이 사라졌다는 것을.
"저 놈들은 약을 만드는 게 아니다. 사람을 잡아먹는 게지."
할아버지는 한평제약 트럭만 지나가도 퉤, 하고 침을 뱉으셨다. 깡패 놈들보다 더한 놈들이라며 치를 떨었다. 그 교육을 받고 자란 탓일까. 나는 본능적으로 그들을 혐오한다.
웃기는 건, 깡패를 그토록 싫어하던 할아버지의 손자가 지금 **'성룡파'**라는 조직폭력배의 명함을 달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범생과는 거리가 먼 인생. 하지만 나는 스스로를 위안한다. 적어도 나는 약으로 사람을 속이진 않는다고.
나는 대놓고 칼을 든 놈이고, 저들은 가운 속에 칼을 숨긴 위선자들이라고.
이것은 타락한 손자의 궤변일까, 아니면 마지막 남은 양심의 투쟁일까.
*외삼촌의 실종은 한평제약과 관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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